금융당국, 무차입 공매도 '강경 대응' 선언..파레토증권 등 6개사 40억원 과징금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9 1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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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후 첫 대규모 제재…글로벌 IB 전수조사 후속 조치

[HBN뉴스 = 홍세기 기자] 금융당국이 공매도 시장에서 불법 행위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명확히 했다. 2025년 3월 공매도를 전면 재개한 이후 처음으로 수십억원대의 대규모 과징금을 일괄 부과하며,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0월 15일 무차입 공매도 규정을 위반한 국내 자산운용사 1곳과 외국계 금융회사 5곳에 대해 총 39억70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이는 지난 19일 금융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금융위원회. [사진=연합뉴스]

 

과징금 부과 대상을 살펴보면, ▲파레토증권(노르웨이) 22억6260만원, ▲신한자산운용 3억7060만원 ▲캐나다 앨버타 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5억4690만원 ▲미국계 인베스코 캐피털매니지먼트 5억3230만원 ▲노던트러스트 홍콩 1억4170만원 ▲GIC 프라이빗 리미티드(싱가포르) 1억260만원 등이다. 

◆불법 공매도의 적발 내용 

파레토증권은 지난 2022년 11월 23일 삼성전자 보통주 17만8879주(약 109억원 상당)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냈다.

신한자산운용은 2023년 3월 14일 에코프로 주식 5000주(약 18억5331만원)를 차입하지 않고 매도 주문했다. 이는 국내 자산운용사로서는 유일한 제재 대상이 됐다.

이들이 적발된 행위는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 Selling), 즉 보유하지도 않고 차입도 하지 않은 주식을 판매하는 행위로, 한국 자본시장법에서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공매도 재개 후 첫 대규모 제재"
 

이번 과징금 부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규모에 있다. 2025년 3월 31일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이후, 금융당국은 수천만원 수준의 소액 과징금을 부과해왔다. 하지만 수십억원대의 과징금이 여러 건에 걸쳐 동시에 부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 업계는 이를 "불법 공매도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한 의지 표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단일 건 최대 규모인 파레토증권의 22억6260만원 과징금은 이 의지를 드러내는 상징이 된다.

◆글로벌 IB 전수조사의 결과물
 

이들 제재 사안의 대부분은 금융당국이 2023년 1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진행한 '글로벌 투자은행(IB) 무차입 공매도 전수조사'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조사에서 금융당국은 9개의 국내외 금융사가 총 211.2억원 규모의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 중 2개사는 검찰에 고발되어 25.62억원의 과징금을 받았고, 나머지 7개사는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

이번 의결은 그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본격적인 행정처분 시작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전면 재개와 동시에 무차입 공매도 실시간 적발 시스템(NSDS, Naked Short-selling Detection System)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한국거래소(KRX)에 설치되어 기관투자자의 주식 보유 현황, 차입 현황, 공매도 주문 기록을 실시간으로 비교한다. 무차입 공매도 혐의가 감지되면 주문 후 3일 이내에 적발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의 새로운 의무

 

공매도 재개와 함께 기관투자자들에게 부과된 새로운 의무는 다음과 같다.

먼저 전자 공매도 처리 시스템 구축해야 한다. 순공매도 포지션이 0.01% 이상이거나 10억원 이상인 기관투자자는 자체 전자 공매도 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내부통제 기준도 수립해야 한다. 공매도 담당 부서 지정, 차입 잔액 관리, 거래 기록 보존(5년) 등을 포함한 내부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일일 현황을 보고해야 한다. 주식 차입 현황과 공여 거래 현황을 한국거래소에 영업일 기준 2일 내에 제출해야 한다.

이들 의무 미이행은 실제 무차입 공매도가 없어도 행정 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처벌 규정도 대폭 강화
 

금융당국은 2025년 2월 공매도 규제를 강화했다. 불공정이득금의 배수를 3~5배에서 4~6배로 올렸고, 불공정이득금이 5억원 이상인 경우 무기징역까지 포함한 가중 처벌을 도입했다.​

행정처분도 강해졌다. 금융투자상품 거래 금지(최대 5년), 금융회사 또는 상장회사 임원 취임 금지(최대 10년) 등이 추가되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대규모 제재를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정책적 포석'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공매도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국제적 요구가 있었다. 그러나 국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를 통한 시장 조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금융당국의 이번 결정은 이 두 가지 요구 사이에서 '균형 잡힌 포석'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시장은 열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단속하겠다는 신호인 것이다.

금융당국은 "공매도를 전면 재개한 이후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으로 적발하는 시스템을 가동 중이며, 불법 공매도에 대한 '무관용 원칙'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라는 입장이다. 

이는 향후 공매도 시장에서 불법 행위를 적발하면 적극적으로 제재하겠다는 명확한 경고다. 기관투자자들이 규정 준수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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