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싱가포르 지표 연동, 담합은 힘들어"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정유업계의 석유제품 가격 결정 과정을 둘러싼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검찰은 정유사 간 정보 교환과 가격 결정 과정에서 경쟁 제한 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반면, 업계는 국내 공급가격이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시장 가격(MOPS)과 연동되는 만큼 인위적 가격 조정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최근 HD현대오일뱅크 가격결정부서 임직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국내 석유제품 가격 결정 과정에서 정유사 간 담합 또는 부당한 정보 교환이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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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업계에 석유제품 가격 결정 과정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와 대한석유협회를 압수수색했다. 이후 관련자들의 휴대전화와 내부 자료 등을 확보해 가격 결정 과정, 업체 간 연락 여부, 협회 차원의 정보 공유 구조 등을 분석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국제 원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 국내 소비자 가격도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정유사 간 가격 조정이나 정보 교환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유가 담합 의혹에 강경한 기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 석유류 시장이 4개 정유사 중심의 과점 구조로 형성돼 있는 만큼, 검찰은 가격 결정 과정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정보 교환이나 공동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유가 조작이나 담합이 확인될 경우 서민 물가와 시장 질서를 흔드는 중대 사안으로 보고 엄정 대응하겠다는 분위기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국제 가격이 오를 때는 국내 기름값이 빠르게 오르고, 내릴 때는 하락 속도가 더디다는 불만이 반복돼 왔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운송비와 생산비, 소비자물가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유가 변동은 민생 부담과도 직결된다.
반면 정유업계는 가격 비대칭성이 곧바로 담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주유소 지하 탱크에 남아 있는 기존 재고가 소진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유류세 등 고정 세금 비중이 커 국제 가격 하락분이 소비자가격에 제한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별 경쟁 상황과 소비자가 더 저렴한 주유소를 찾는 데 드는 탐색 비용도 소매 가격 하락을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석유제품 가격이 단순히 정유사들의 일방적 판단으로 결정되는 구조로 보기도 힘들다는 지적이다. 국내 정유사 공급가격은 일반적으로 두바이유 등 원유 가격 자체보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석유제품 가격인 MOPS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휘발유와 경유 등 제품으로 판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원유가와 국내 제품 가격 사이에는 일정한 시차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HBN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향후 법적 절차에 성실히 임해 혐의가 없다는 점을 적극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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