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부문장 '매수인·매도인 겸한 이중적 지위' 핵심 쟁점 부상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검찰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바람픽쳐스 인수 의혹을 둘러싼 항소심 재판에서 공소장 변경이라는 강수를 두며 유죄 입증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재판부는 이준호 전 부문장의 ‘이중적 지위’를 핵심 쟁점으로 정리하며, 단순한 고가 매수 논란을 넘어 인수 전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어떤 법적 의무를 위반했는지를 단계별로 증명하라고 검찰에 주문해 재판의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는 지난 2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김성수 카카오엔터 전 대표와 이 전 부문장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1심은 지난 9월 김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이 전 부문장은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 |
|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진=연합뉴스] |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이 제출한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에 대한 양측의 의견 청취가 이뤄졌다.
검찰은 이 전 부문장이 배임 혐의에서는 사무처리자(신분범)이지만, 배임수재 혐의에서는 바람픽쳐스의 실소유주로서 매도인 지위(비신분범)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여 공소사실을 재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의 ‘임무 위배’ 행위를 ‘부정한 청탁’의 틀 안으로 편입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러한 변경이 법적 평가의 영역에 해당하므로 허가 범위 내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 측 변호인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변호인 측은 1심에서 이미 공소장 변경 관련 논의가 마무리되어 기본 틀이 유지되었던 점을 상기시켰다. 이어 “1심 심리 결과 등을 보태서 보면 지금 새롭게 공소장을 변경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너무 불리한 소송 지휘가 아닌가 싶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피고인의 지위 변경 문제는 항소심 단계에선 허용되지 않는다”며 “심대한 방어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양측의 입장을 확인한 재판부는 검찰 측에 공소장 신청 내용의 보완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피고인 측이 짚은 내용을 “다시 검토”하는 동시에 김 전 대표가 당시 취했어야 할 조치의 법적 근거와 사건의 정황을 단계별로 상세히 정리하여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피고인 측에도 “피고인들의 변명이 계속 바뀌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재판 지휘”라며 재판부를 납득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소명을 내놓을 것을 주문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 전 부문장을 이중적 지위로 봐야 한다고 정리했다. 재판부는 “카카오엠의 영상콘텐츠 사업부문장의 지위에서는 피고인 김성수와 함께 매수인인 카카오엠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라며 “바람픽쳐스의 실소유자 입장에서는 매도인의 지위를 가져 양자의 지위를 겸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법조계는 항소심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공소장 변경의 ‘동일성’ 여부에 주목한다. 검찰이 주장하는 ‘이중적 지위’가 기존 공소사실의 범위를 벗어나는지, 그리고 이것이 피고인의 대응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즉 검찰이 재판부의 요청에 따라 피고인의 구체적 의무 위반 근거를 얼마나 촘촘하게 증명하느냐가 향후 유무죄 판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업계는 이번 사건을 ‘미래 가치 투자에 대한 사법적 잣대’라는 측면에서 바라본다. 인수 당시 매출이 없더라도 핵심 창작진 영입 등 무형 자산의 가치를 인수가에 반영하는 것은 업계의 보편적 전략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실소유주가 얽힌 내부 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공존하며, 이번 재판이 향후 콘텐츠 M&A 시장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번 사건은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이 허가될지 여부에 따라 향후 심리 방향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검찰은 재판부의 요청사항을 반영해 내달 13일까지 새로운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으며, 피고인 측은 3월 3일 다음 공판에서 이에 대한 공식 답변을 내놓을 예정이다.
[저작권자ⓒ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