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N뉴스 = 이동훈 기자] 수학과 과학, 경제를 관통하는 ‘숫자’는 단순한 계산의 도구가 아니다. 세상을 이해하는 언어이자, 사고의 깊이를 가르는 기준이다. 이처럼 숫자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흔드는 책이 출간됐다.
강동진 헬스앤마켓리포터스 기자의 신간 닫힌 사고를 열어라(뱅크북)는 수학·과학·경제 전반에 깔린 고정관념을 해체하며, 숫자를 ‘외우는 대상’이 아닌 ‘통찰의 도구’로 되돌려 놓는다. 책은 우리가 너무 쉽게 받아들여 온 공식과 상식에 질문을 던지며, 사고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도록 이끈다.

강 기자는 수학 난제에서 출발해 과학 이론, 사회경제 구조로까지 논의를 확장한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콜라츠 추측, ABC 추측, 쌍둥이 소수 추측, 골드바흐의 추측 등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수학적 질문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하며, “문제를 푸는 방식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강조한다. 수학을 ‘정답의 학문’이 아닌 ‘사고의 훈련장’으로 복원하려는 시도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과학 영역에서도 이어진다. 관성의 법칙이나 ‘얼음은 물보다 가볍다’는 통념처럼 너무 익숙해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개념들에 대해 저자는 재검토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숫자와 개념을 암기하는 순간 사고는 닫히지만, 왜 그런 숫자가 나왔는지를 묻는 순간 사고는 열린다는 메시지다.
수학 교육에 대한 비판도 뚜렷하다. 특히 분수 개념을 둘러싼 교육 방식에 대해 강 기자는 “학습자의 자연스러운 사고 흐름을 차단하는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는 단지 학생들의 성적 문제가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숫자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사회적 토양과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숫자를 읽지 못하면 경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경제를 이해하지 못하면 선택의 자유 역시 제한된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책은 자연스럽게 경제와 사회 구조로 시선을 옮긴다. 연금 제도를 둘러싼 논의가 대표적이다. 저자는 “단순한 숫자 조정이나 모수 개혁만으로는 저출산·고령화라는 구조적 변화를 감당할 수 없다”며, 숫자를 넘어 구조를 읽는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숫자를 계산하는 능력과 숫자가 말하는 방향을 해석하는 능력은 전혀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과거 인류 문명을 이끌어온 ‘숫자의 힘’을 떠올리게 한다. EBS 다큐프라임 넘버스가 조명했듯, π·∞·x·0·i와 같은 수는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인간의 사고방식을 바꾸며 문명을 전진시켜 온 핵심 동력이었다. 수를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질 때, 과학과 경제, 사회의 질서 역시 함께 바뀌어 왔다.
강동진 기자의 ‘닫힌 사고를 열어라’는 바로 그 지점을 현재로 끌어온다. 숫자를 잘 푸는 사람이 아니라, 숫자를 통해 세상을 읽는 사람이 결국 변화를 만들고 성공에 가까워진다는 메시지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수학·과학·경제를 가로지르며, 닫힌 사고에서 벗어나 확장된 사고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한다.
저자 강동진은 ‘후생신보’, ‘보건신문’ 등에서 의약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2012년부터 보건의약경제 전문지 ‘헬스앤마켓리포터스’ 대표로 재직 중이다. 오랜 취재 경험을 통해 숫자가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오해되는지를 지켜본 저자의 시선이 책 전반에 녹아 있다.
숫자를 외우는 데서 멈춰왔던 독자라면, 이 책은 사고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숫자를 이해하는 순간, 세상을 바라보는 눈 역시 달라진다. 그리고 그 차이가 개인의 선택과 사회의 미래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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