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발주 벗어나 투자비 보전·이익 재투자,우크라·중동전 교훈 반영
[HBN뉴스 = 이동훈 기자] 미국 국방부의 무기 조달 패러다임이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완성된 무기를 단순히 사들이던 '수요자' 역할에서 벗어나, 방산 기업과 생산 설비 확충에 따른 막대한 리스크를 분담하고 공급망을 함께 육성하는 '공동 투자자'로 위치를 재정립하고 나섰다.
25일 NH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방부는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과 요격미사일 장기 증산 협약을 체결했다.
![]() |
| 사진=픽사베이 |
양측은 향후 7년간 패트리어트(PAC-3) 및 사드(THAAD) 미사일 부문의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는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
방산업계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이번 프레임워크가 단순한 ‘대규모 물량 발주’ 계약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합의에는 정부가 애초 약속한 수량을 발주하지 않아 공장이 멈추더라도, 기업이 선집행한 고정비 등 투자 관련 비용을 보전해 주는 이른바 ‘메이크 홀(Make-whole)’ 조항이 포함됐다.
최문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이 감당해야 할 증설 리스크를 미국 정부가 공동으로 지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분석한다.
양측은 또한 초과 이익이 발생할 경우 그 증가분의 일부를 미국 정부와 공유하고, 이를 다시 예비 부품 확보나 공장 설비 등 생산 인프라에 재투입하는 이익 공유 및 재투자 구조도 마련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요 불확실성에 따른 대규모 설비 투자의 심리적 장벽을 낮출 수 있고, 정부는 단기적인 비용 절감보다는 요격미사일 공급망 전반의 구조적 성장을 안정적으로 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미 국방부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겪으며 얻은 뼈아픈 교훈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전에서 막대한 양의 포탄과 정밀 타격 무기, 요격 미사일이 단기간에 소모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미국은 자국의 방위산업 기초 체력인 ‘생산 능력’과 ‘공급망’이 심각한 한계에 다다랐음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향후 대만 해협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지정학적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민간 방산 기업들이 안심하고 대규모로 생산 라인을 늘릴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과 국가의 직접적인 개입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 전문가들과 방산업계는 록히드 마틴에 적용된 이 같은 ‘리스크 분담형 장기 계약’ 모델이 향후 미국 방산 조달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저작권자ⓒ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