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시대 ③] ‘생식독성’ 화장품 성분 논란...식약처, 책임론 솔솔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01-09 14: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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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영국 '전면 금지'와 대비…국내 규제 체계 적정성 도마
소비자주권시민회의 "BMP 전면 금지 성분 지정 필요" 촉구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국내에서 일부 화장품에 생식독성 우려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 여전히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관련 규제 체계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화장품 향료 성분인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BMP)이 함유된 일부 제품이 시중에서 판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BMP는 국제적으로 내분비 교란과 생식 기능 저하, 태아 발달 영향 가능성이 제기돼 온 물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모니터링 결과 제이숲, 오센트, 라피네르, 라운드어라운드, 쿤달 등 복수의 브랜드 제품에서 BMP 성분이 확인됐다”며 “일부 업체는 2023년 이후 반복된 시정 요구에도 해당 성분을 포함한 제품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BMP는 유럽연합(EU)에서 CMR(발암·변이·생식독성) 물질로 분류돼 2022년부터 화장품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영국 역시 EU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해당 성분이 포함된 제품의 유통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BMP가 생식독성 물질이 아닌 알레르기 유발 가능 성분으로 관리되고 있다. 현행 제도상 일정 농도 이하일 경우 사용이 가능하며, 조건에 따라 전성분 표시 의무도 면제될 수 있다.

이 같은 규제 차이는 국내 화장품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유럽과 영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전면 금지와 시장 회수에 나섰지만, 한국에서는 ‘소량 허용’이라는 기준 아래 유통이 지속되고 있다”며 감독 기관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실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장품법에 따라 “금지·제한 원료로 지정되지 않은 성분은 책임판매업자 또는 제조업자의 안전성 평가 결과에 따라 사용이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해 왔다.

시민단체들은 국제적으로 생식독성으로 분류된 성분에 대해 자율 규제에 맡기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K-뷰티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성과 신뢰를 경쟁력으로 성장해 온 점을 고려할 때, 국내 규제 수준이 해외 기준과 괴리를 보일 경우 장기적으로 산업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엄격한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BMP에 대해 ▲전면 금지 성분 지정 ▲유통 제품 전수 조사 및 리콜 ▲농도와 무관한 전성분 표시 의무화 ▲해외 규제와의 정합성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안전 문제는 확률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 원칙의 문제”라며 “위험성을 감수하는 주체가 정부가 아닌 소비자가 되는 구조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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