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紙說]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마음의 달을 밝히자

편집국 / 기사승인 : 2026-03-01 10: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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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야 피어나는 지혜의 봄
-남과 비교하지 않는 불자의 정진과 인연의 믿음

 불자 여러분, 

어느덧 겨울의 끝자락을 지나 3월의 문턱에 들어섰습니다. 매서웠던 찬 기운은 점차 누그러지고, 얼어붙었던 땅은 조용히 숨을 돌리며 새 생명을 품고 있습니다. 속세의 계절은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둥근 달을 기다리지만, 수행자의 길은 바깥 달빛보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밝히는 데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둠 속에 있는 자는 등불을 찾고,

 △사진=세계불교세심종(개운정사) 개운대사
지혜로운 자는 스스로 등불이 된다.” 대보름의 달은 둥글고 밝으나, 구름이 끼면 그 빛이 가려집니다. 

 

우리의 마음 또한 본래 맑고 밝지만,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구름처럼 드리우면 그 광명이 가려집니다. 수행은 달을 새로 만드는 일이 아니라, 구름을 걷어내는 일입니다.

 

정월 대보름은 한 해의 첫 보름달이 완성되는 날입니다. 이는 곧 ‘원만(圓滿)’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원만함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화엄경'에서는 “한 생각이 청정하면 온 법계가 청정하다”고 설합니다. 마음 하나를 바르게 세우는 것이 곧 세상을 바르게 하는 길임을 일깨워 주는 말씀입니다.

 

봄이 온다고 하여 모든 꽃이 한꺼번에 피는 것은 아닙니다. 각자의 때와 인연에 따라 피고 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불자의 삶도 그러합니다. 남과 비교하며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의 인연을 믿으며 묵묵히 정진해야 합니다. 『중아함경』에서 부처님은 “지금 이 순간을 바로 보는 자가 가장 지혜로운 자”라 하셨습니다. 

 

과거를 붙들지 말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탐하지 말며, 오늘의 마음을 밝히는 것이 수행자의 본분입니다.

 

대보름 밤, 사람들은 달맞이를 하며 한 해의 소망을 빕니다. 그러나 불자는 소망을 밖에 두지 않습니다. 복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닦는 데서 비롯됩니다. 미움을 내려놓고, 분별을 거두고, 자비를 일으키는 그 자리에서 이미 복덕은 자라고 있습니다.

 

불자 여러분, 3월의 첫 주말, 우리는 계절의 변화 속에서 다시 한 번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겨울 동안 굳어 있던 마음은 없는지, 아직 풀지 못한 원망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얼음이 녹아 물이 되듯, 굳은 마음도 자비로 녹여야 합니다. 그래야만 지혜의 씨앗이 싹틀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으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이 어둡다 하여 탄식하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밝히는 이가 진정한 수행자입니다. 대보름의 둥근 달처럼 흔들림 없이, 밝고 원만한 마음으로 한 해를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그 봄을 맞이할 준비는 밖에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을 밝히는 데 있습니다. 부처님의 지혜를 거울 삼아, 자비와 정진으로 하루를 채워 가시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부처님의 광명이 여러분의 삶 위에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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