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위기 사업 철수... 체질 변화 포트폴리오 가동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7 10: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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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장섬유 생산 28년 만에 중단, 누적 적자 1000억
영업익 줄어도 순이익 '급증', 위기 속 '내실 경영'

[HBN뉴스 = 이동훈 기자] KCC가 유리장섬유 사업에서 손을 떼는 모습이다. 표면적으로는 수익성 악화에 따른 ‘위기 대응’ 성격이 짙지만, 그 이면에는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실리콘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업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기존에 다져둔 사업 구조가 완충 장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CC는 이달 말 세종 공장의 유리장섬유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 1998년 가동 이후 처음이다. 해당 사업은 최근 3년간 누적 적자 10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며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KCC본사. [사진=KCC]

 


중국 제품과의 가격 차이가 30~40%까지 벌어지는 등 저가 공세가 거센 데다, 나프타 가격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탓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 KCC가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사업 구조 전환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최근 급변한 재무 및 사업 지표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KCC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6조48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4276억 원으로 줄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1조5384억 원으로 전년(3265억 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법인세비용차감전이익 역시 5076억 원에서 2조3888억 원으로 급증하며 영업이익과의 격차가 확대됐다. 자산총계는 13조4천억 원에서 16조8천억 원으로, 자본총계는 5조2천억 원에서 7조8천억 원으로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가운데 순이익이 증가한 구조는 본업 실적과는 다른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자산 재평가 등 비경상 요인을 통해 재무적 완충력을 확보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구조 역시 변화가 진행 중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CC의 매출 비중은 실리콘이 47.30%로 가장 크고, 도료 29.46%, 건자재 14.91% 순이다. 건자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실리콘 기반 소재 비중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KCC는 모멘티브(Momentive) 지분 확대를 통해 실리콘 사업 수직계열화를 강화해왔으며, 글로벌 생산 구조 재편도 이어왔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움직임은 위기 대응과 구조 전환이 동시에 작동하는 국면으로 해석된다.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은 조정하는 한편, 성장성이 높은 소재 부문으로 자원을 이동시키는 흐름이 병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몽진 회장이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재편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기존 사업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특정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실리콘과 첨단 소재 중심으로 무게를 이동시키는 구조다.

시장의 평가는 아직 엇갈린다. 미래 소재 중심으로의 전환 방향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실질적인 수익성 확보와 안정적인 이익 구조 구축 여부는 검증이 필요한 단계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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